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멀홀랜드 드라이브

  • 작성자 사진: Manager
    Manager
  • 7일 전
  • 1분 분량

멀홀랜드 드라이브를 보고 나면 늘 같은 생각이 든다.

이 영화는 이해하라고 만든 게 아닌데… 왜 자꾸 이해하려 들지?

이 작품은 마치 누군가의 꿈 속을 엿보고 나온 뒤 남는 찜찜함 같은 영화다.

손에 잡힐 듯 말 듯한 이야기가 계속 눈앞에서 미끄러지고 그 미끄러짐을 붙잡으려고 할수록 감정만 더 출렁거린다.


아름답고 불길한 로스앤젤레스, 두 여자의 기묘한 만남

영화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불안으로 시작한다.

기억을 잃은 한 여자가 밤거리를 도망치듯 내려오고 그 다음 순간부터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가 인물이 된다.

화려한 듯한 조명 아래 어딘가 썰렁하고 반짝거리지만 정작 무엇도 안 보여주는 도시


베티와 기억을 잃은 여자가 만나면서 처음엔 친밀함 같은 것이 피어나지만

그 감정조차 어느 순간부터는 꿈처럼 흔들린다.

둘 사이의 연결이 진짜인지 누군가가 만들어낸 환상인지 영화는 끝까지 단정하지 않는다.


스토리를 따라가는 순간부터 길을 잃게 된다

이 영화가 묘하게 빠져드는 이유는 그 혼란이 억지스럽지 않고 오히려 내가 가끔 꾸는 꿈의 구조와 비슷해서다.

논리보다 감정이 먼저 움직이고 현실 같다가도 갑자기 낯설어지는 그 느낌으로 관객을 끌어당긴다.


결말보다 중요한 건 이 이상한 세계를 지나온 감정

멀홀랜드 드라이브를 다 보고 나면 정답을 찾으려던 마음이 조금씩 느슨해지고 사라진다.


대신 남는 건

“왜 이렇게 씁쓸한가?”

“왜 이렇게 익숙한 꿈을 본 것 같지?”

“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데 좋지?”

같은 질문들이다.


이 영화는 플롯이 아니라 불편함을 예술로 만든 경험이라고 생각한다.

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이해하는 영화가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흔들리는 감정을 천천히 드러내는 경험 그 자체였다.


멀홀랜드 드라이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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