얼터드 카본
- Manager

- 5일 전
- 1분 분량
처음엔 그 화려한 기술과 세계에 놀라지만 몇 분 지나면 금세 깨닫게 된다. 이건 기술 이야기보다정체성과 기억, 욕망과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말이다. 몸을 갈아끼울 수 있다는 개념은 생각보다 덜 자유롭고 생각보다 훨씬 잔인했다.
강해질 수 있는 세계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더 약해졌다
이 세계에서는 몸은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.
죽어도 새로운 몸을 사면 다시 살아날 수 있고 돈이 많은 사람은 영원히 젊은 상태로 살 수도 있다.
하지만 그 기술의 화려함과는 반대로 사람들은 감정에 더 솔직하지 못하고 관계는 더 파편화되어 있다. 몸이 쉽게 버려지니, 마음도 쉽게 버려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.
드라마는 그 공포를 아주 차갑게 보여준다.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질문이 바뀐다
몸이 달라져도 아픈 기억만큼은 절대 교체되지 않는다는 걸 드라마가 계속 떠올리게 만든다.
액션보다 더 매력적인 건 죽음을 잃어버린 세계의 공기다
총격전, 추격, 전투 장면도 많지만 이 드라마는 액션이 주인공이 아니다.
정말 인상적이었던 건 사람들이 죽음을 잃어버리면서 생긴 허무함·욕망·광기·지루함이 도시 전체를 뒤덮고 있는 공기 같은 분위기였다.
죽음이 끝이 아니라고 믿으면 사람은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을까?
얼터드 카본은 그 질문을 응답 없이 흘려보낸다. 하지만 그 무응답이 오히려 더 섬뜩했다.
한 줄 느낌
얼터드 카본은 기술을 다룬 SF처럼 보이지만 끝까지 따라가 보면 결국 인간은 무엇으로 증명되는가를 묻는 아주 차갑고 외로운 드라마였다.
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