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
- Manager

- 1분 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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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작품은 참 묘하다.
내가 언제 처음 봤는지도 기억이 흐릿한데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다시 틀어놓고 있고 보면 볼수록 그때의 감정이 조금씩 달라진다.
그냥 '좋은 애니메이션'이라는 말을 넘어 삶의 어느 지점에 닿아 있는 듯한 작품이라고 해야 할까?
볼 때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치히로의 여정
처음엔 그저 이상하고 신비한 세계의 모험처럼 보였다.
하지만 몇 번을 다시 보다 보니 치히로가 겪는 일들이 단순한 상상 속 사건이 아니라 누구라도 언젠가 겪게 되는 성장의 순간들이라는 게 마음에 밟혔다.
겁 많고 망설임 많던 아이가 어떤 순간부터 스스로 서야만 하는 때가 오고 그걸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다는 걸 이 작품은 잔잔한 이미지 속에 담아 놓았다.
익숙한 장면인데도 볼 때마다 감정이 새롭다
몇 번이나 본 장면인데 왜 이렇게 또 마음이 울렁거릴까?
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.
치히로가 허둥대던 첫 장면에서도 하쿠와 함께 달리던 장면에서도 이상하게 감정의 결이 달라졌다.
이건 단순히 시간이 지나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시간이 바뀌었기 때문인 것 같다.
작품이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변해서 다른 식으로 느껴지는 거다. 그래서 볼 때마다 새로운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.
결국 이 작품은 마음을 붙잡아주는 장소 같은 존재
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비슷한 말을 한다.
“생각나면 그냥 다시 본다.” 이유가 있어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이 왠지 그 세계를 다시 찾아가고 싶은 날이 있다.
어쩌면 조금 지쳐 있을 때 혹은 마음이 복잡할 때 아무 생각 없이 조용히 빠져들고 싶을 때 그럴 때 이 작품이 이상하게 잘 맞는다.
낯설지만 편안하고 슬프지 않은데도 마음이 환기되는 느낌,그게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든다.




